인형의 소꼽놀이

 

어린 아이가 항상 웃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그릇된 편견이다. 오히려 어린 시절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이를

존중해주지 않으며, 의사결정의 권한이 없고, 어른들에 의해 모든 것이 선택되고 결정되는 불행한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처 받기 쉽고,

좌절을 경험하며, 자유와 일탈을 꿈꿀 수 밖에 없는 시기이다.

 

어렸을 때 내게 어른들은 거대한 권력자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나와는 상관없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선택하고 행사하고 강요했다.

 

내가 어른이 되기를 욕망했던 것은 그들이 내게 부리는 권력을 나 또한 갖기원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

내가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이 모든 것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주어지고, 나는 그 자유가 어른이 되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자유에 대한 갈망은 절실했지만, 어린 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소꼽놀이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The Playing at Housekeeping of the Doll (poem) 
                                                                                     Hyo-Jin IN


A girl took a look at blue leaf silently sittting down
at the couch with sunshine over her face.
That was shining like dewdrops.
However the shadow was made sadly by the leaf of the tree.
 
A girl one day has become a doll.
 
She listened carefully to the conversations and actions of people
and dealt with things one by one in sophisticated way
and was grown up enough to accept human being's joy and anger
with sorrow and pleasure.
But people never realized that she had an emotion and feeling.
Shel was just a child.
People still loved her like a doll.
They combed her hair gently and dressed her beautifully
and let her live at a warm house.
But she was anxious to have a atmosphere of freedom
and was missing flying in the sky.
A sensitive girl used to get hurted by small things happened to her.
She felt isolated and lonely and thought that she could be happy
when she got out of this situation.
She had a dream and wanted to be an adult.
 
One day, a girl stood up in front of mirror.
She put on a red lipstick and had a pearl necklace and earing.
She put on manicure sincerely and put highheeled shoes.
She struggled to become an adult.
 
People said 'you are playing at housekeeping

 

 

인형의 소꼽놀이 (詩)
                                                                                       인효진

                                       

소녀는 쏟아지는 햇살에 걸터앉아 가만히 푸른 나뭇잎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맑은 이슬만큼이나 반짝였지만 
성글게 엮인 잎새 너머 짙은 그림자를 슬프게 안고 있었다
 
소녀는 어느 날 인형이 되어 있었다
 
소녀는 사람들의 행동과 언어를 주의 깊게 들었으며
사물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대했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아프게 삼킬 정도로 성숙해 있었지만
사람들은 소녀에게 감정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소녀는 단지 어린아이일 뿐
 
사람들은 여전히 소녀를 인형처럼 사랑했다
곱게 머리를 빗겨주었고 예쁜 옷을 입혔으며 따뜻한 집에 살게 해 주었다
그러나 소녀는 하늘을 그리워하고 자유를 동경하고 있었다
소녀는 혼자 날고 싶었다
 
예민한 촉수를 가진 소녀는 사소한 것에도 곧잘 상처를 입곤 했다
소녀는 외롭고 고독했으며 이 세계를 벗어나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년는 꿈을 꾸었고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어느날
소녀는 거울 앞에 섰다
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를 했다
정성스레 매니큐어를 칠하고
하이힐을 신었다
소녀는 어른이 되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람들이 말했다
'소꼽놀이를 하는구나'

 

인효진_Playing House of the Doll _Hair Set, 28×36cm, Pigment Print, 1999